병장 진급후 중대의 주번하사를 하였다.
평일의 주번하사보다 주말의 주번하사는 바쁘다. 토요일 오후부터 근무를 시작하여 다음날 까지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파악하므로 근무시간이 길다.
토요일 오후가 되면 중대 병력들이 외출 외박을 하기 시작하므로 신고를 받고 인원 점검을 한다.
추운 겨울날 토요일의 주번하사.
토요일 저녁은 외출,외박나간 병사들로 인하여 군데 군데 내무반의 빈자리가 한가롭기까지 하다.
밤이 되면 따끈한 빼치카에 등을 기대어 온기를 느끼며 주번하사로 인한 긴장의 피곤함을 잊는다.
귀대시간이 되면 하나,둘..외출나간 사병들이 돌아와 주번하사에게 귀대신고를 한다.
취침시간, 전등이 소등이 되어 내무반은 어두워진다. 그런데 외출에서 돌아온 한녀석이 종이봉투를 들고와서 건넨다.
주번하사 고생한다고 곤달걀을 사왔단다.
주말의 주번하사는 이러한 재미도 있다. 외출 외박후에는 간식이나 먹을거리를 사와서 건네주는 사병들이 가끔 있다.
종이봉투를 열어보니 달걀 예닐곱개와 종이에 싸온 소금.
빼치카 옆에 기대어 달걀껍질을 벗겨 소금에 찍어 먹는다. 고소한게 달걀맛과는 차원이 다르다.
곤달걀을 먹고는 있으나,내무반이 어두워 곤달걀의 내부를 알수가 없다. 삶은 달걀의 맛과는 거리가 멀다.
입대전에 길거리 에서 파는 곤달걀을 자주 보았으나 먹어보지는 않았다. 선입견 때문에...
남자들 군복 입혀 놓으면 용감해진다고... 쫄병이 사온 곤달걀을 다먹었다.
고소하기도 하고, 어떤것은 오도독 거리며 씹히는 촉감도 있고... 처음으로 먹어본 곤달걀은 그렇게 맛이 있었다.
아마, 소등을 하지 않고 환한 곳에서 먹으라면 먹지 못했을 것이다.
다음날, 주번하사 완장을 벗고 어제 곤달걀 사온 쫄병에게로 가서 맛있게 먹었다고 인사치레까지 했다.
그녀석, 다음 주번하사 할때에도 외박후 곤달걀을 또사왔다.
나역시 지난번 고소한 맛을 잊지 못하고 빼치카에 기대어 곤달걀을 먹었다.
*** 곤달걀은, 달걀을 병아리로 부화시킬때 병아리가 되지 못하고 곯은 달걀을 말한다.
70년대에는 길거리에 곤달걀을 파는곳이 많았으며 뼈에 좋다고 하여 신경통 있는 사람들이 먹기도 하였고...아저씨들의 술안주로 인기였다.
곤달걀을 깨보면, 병아리가 되기 위한 초기단계부터 거의 병아리가 다되어가는...날개,부리까지도...있는..눈으로 보고 먹기에는 거부감이 많다.
요즘 다시 먹어보라면...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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