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여행

은하호 만리포가다[2편]

La Vie En Rose 2012. 2. 8. 11:22

텐트를 치고 안에 들어가보니 열댓명은 누울수 있을정도로 게르처럼 생긴 몽고텐트 내부는 넓었다.

식사당번,불침번을 정했으나,캠핑이 끝날때까지 불침번을 지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기야..들어와 봐야 가져갈것도 없었다.

 

(이노래가 나오기전에 갔던 만리포캠핑)

 

그러나 식사당번은 꼬박꼬박 돌아가면서 하였다,이것은 안지킬수 없는것이니.

처음해보는 식사준비와 밥먹고 나서의 설겆이는 무지 귀찮았다.

백사장 위쪽에 있는 수돗가에는 밥먹기전,후  시장바닥처럼 사람이 많았다.

 

캠핑전날, 형이 나를 불러 식사당번 안하는 방법을 웃으면서 알려주었다.

형이 가르쳐준대로 씻은 쌀에 모래를 조금 집어넣었다.

그런데 누구하나 불만을 얘기하는 친구들이 없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모래를 좀 더많이 집어 넣었어야 했는데...

 

해변 가까이에는 높이가 10미터는 넘을만큼 높다란 그네 2대가 매달려있어 

S와 나는 그네를 자주 타고 만리포 바다를 즐기기도 했다.

그렇지만 높이가 너무 높아 속으로는 조금 무섭기도 했다.

 

3일째쯤 되는날, 아침부터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비가 오니 물속에도 못들어가고 텐트에서 빈둥거리는데, S와Y가 말다툼을 하기 시작했다.

둘은 같은 학교에 다니는,요즘말로 일진이었는데 서로 체격과 성격이 비슷하여 가끔

부딪치기라도 하면 양보가 없었다. 허나 몸싸움은 서로 자제하는 편이었으나 이날은 달랐다.

그당시 S와 Y는 빳빳하고 반짝거리는 평창 모자(교모)에 하복상의는 팔이 긴 시찌부(7부의 일본말).

바지는 폭이 10인치 넘는 나팔바지를 학교에 입고 다녔다

밖에서 툭탁거리는 소리에 나가보니 제대로 다부지게 붙었다.

주먹,발길질. 모래판에 넘어져 엉켜서 씩씩거리며 서로 때리고,차고 난리도 아니다.

 

우리친구들 모두는, 두녀석을 잘알므로 말릴생각도 안하고 내버려 두었다. 

주위의 텐트에서도 모두들 나와 흡사 복싱경기장의 링처럼 주위를 둘러싸고 구경을

하였다. 비맞는것도 아랑곳 않고.   모두들... 남의 일이라 그런지 누구하나 말리는 사람도 없었다.

사실  한여름 바닷가에서 이만한 구경거리는 좀체 볼수없는 일이다.

 

그렇게 둘은 화끈하게 한참을 뒹굴고 싸우더니, 헉헉 거리며 백사장에 누워서 못일어난다.

기력이 빠져서 싸울힘이 없는것이었다.

우리는 누운 녀석들이, 잠시 숨을 돌리게 한후 텐트안으로 불러들였다.

 

갑자기 억수같은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잠시후 싸움구경하던 주위의 A텐트(그당시에는 국방색 군용A텐트로 캠핑을 많이들 했다:2~3인용)

의 사람들이 자기들 텐트에 비가 샌다고 여기 저기서 뛰어들어왔다.

우리의 몽고텐트는 순식간에 사람들로 꽉 차버렸다.

몽고텐트의 위력이 발휘된 순간 이었다.

 

하루가 지나자 어제 싸우던 녀석들은 서로 히히덕 거렸다.

석유곤로에 문제가 생겼다.

밥을 하고 나서 불을 끄려니 꺼지지 않는다.

그냥 꺼지지 않은채로 놓아두면 폭발할것 같아..

할수없이 모래를 곤로에 덮어버렸다.

모래를 뒤집어쓴 곤로는 분해를 해서 심지까지 들어내어 깨끗하게 청소를 했다.

모래청소를 하고 조립을 하고 나면, 또 밥시간이 다가와 곤로에 불을 켜고..불을 붙히면 지독한 석유냄새와 그을음..

밥하고 또 모래 뒤집어 쒸우고..분해하고...이틀인가 사흘인가? 하루에 세번씩 그짓을 반복했다.

 

그렇게 캠핑 일주일이 지나갔다. 마지막날 밥을 해먹고 나서 골치덩이 곤로는 백사장 모래에

덮힌채  그곳에 남겨졌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일주일을 무사히 보내고 나서 인천으로 오는 배.하필이면 또 은하호였다.

Y는 올때와 달리 피곤한지 배안에서 잠만 자고. 은하호 선장도 일주일간 항로공부를 열심히 했는지

바다 한가운데 서있는일은 없었다.

 

 

 

60년대후반. 고1(?)때 자유공원에서 찍은 사진.

맨우측이 Y,옆에는 S. 나는 맨좌측(지금 보니, 청바지 하단을 접어서 입고)

---  만리포 캠핑갔던 친구들. 이외에 너덧명이 더있었다. ---

                                                                사진의 장소는 자유공원. 사진좌측의 높은 화강암이 맥아더 동상의 아랫쪽 돌난간. 

                                                                 오른쪽 붉은원은 인천시민헌정비.아래의 사진과  같다.

                           

 

 

                             

                                                                           2012.1월 통일목 주변.인천시민헌정비(仁川市民憲正碑)

 윗 사진의 붉은원과, 이사진의 돌비석이 동일장소.

                                                                                 

 

                                                                2012.1월.  맥아더장군 동상아래의 화강암과 맨윗사진의 왼쪽에 보이는 화강암이 같은 부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