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닿는대로

느티나무 동네의 송림도서관

La Vie En Rose 2013. 9. 20. 21:49

 

   올해처럼 더웠던 여름은 없었다.

   작년에 몇 번 갔던 송림도서관에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달, 더위도 식힐겸.....

   2011년말에 개관하여, 모든 시설이 깨끗하고 쾌적하다.

 

   

   박문로타리에서 우측으로 뻗은 길.

   왼쪽에 보이는 주택에는,국민학교 1년후배로 친하게 지내던 정 훈이 살던집.

 

   동산중고등학교 담을 끼고.

   송림도서관은 박문 로타리와 송림고개 입구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송림도서관. 이곳에는 오래전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던 곳.

   느티나무는 길옆 우뚝 솟은 언덕 위의 둥글고 평평한 곳에 위치하였다.

   지금의 도서관 자리 근처.

   사람들은 이곳을 느티나무 동네라고 불렀다.

   장수동의 은행나무 만큼이나 커다란(어렸을때의 느낌) 느티나무는

   여름이면 동네사람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주었다.

   느티나무 옆 길다란 나무의자는 동네 사람들의 쉼터.

 

 

   국민학교 시절. 비포장이던 이 길을 지나가는 미군 찝차를 보고“기브 미 껌”

   하고 소리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미군에게 껌을 얻어먹었던 곳 이기도하다.

   그당시 껌은 지금처럼 흔하지 않아 단물이 빠진 껌을 자기전에 방(房)의 벽에 붙혀놓고

   그다음날 뜯어서 씹고...아까워서 며칠을 두고 씹었다.

 

   80년대말, 폭우로 인해 선인학교의 축대가 무너져 큰사고가 생긴후

   이곳이 바뀌기 시작했다.

   높은건물이 없던 동네가 변하기 시작했다.

   그 시기에 이곳에 있던 느티나무도 없어지고,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었다.

   지금은 아파트로 둘러 쌓여 예전의 모습은 전혀 알수 없다.

   뒤에 있던 무선학교도 대헌을 거쳐 재능학교로 바뀌어졌고.

   집에서 200여미터쯤 떨어진 이동네는,

   국민학교 동창 J의 매형이 가내 라이터공장을 하여 가끔 J를 만나러 가기도 하였다.

 

   차도의 왼쪽으로 가면, 옛날 개건너(인천교 넘어 가좌동으로) 가던 길이다.

   어린 나이에도, 개건너 주위는 왜 그리 황량해 보였던지 알수 없다.

   넓지 않은 비포장 도로의 양쪽에는 집 한채 없이 높다란 가로수만

   줄지어 서울 가는길로 쭉~뻗어 있었다.

 

 

   도서관 8층 옥상에 있는 꽃밭.

   7층 열람실에서 이곳에 올라오면 인천시내의 많은곳을 볼수 있다.

 

 

   도서관 바로 앞. 운동장이 보이는곳. 요즘 메이저리그 LA다저스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류현진 모교인 동산중고교. 운동장에서는 오늘도 야구부의 연습이 한창이다.

   길의 위쪽 끝에 보이는 박문여중고.

   그 오른쪽에(사진 한가운데) 높이 서있는 진로 아파트는

   6.25 전쟁으로 인한 고아들이 생활하던 큰규모의 고아원인 계명원이 있던곳.

 

                                                                동산고. 오른쪽의 하얀색 강당. 헐기 전.

 하얀 강당을 헐고 새로 짓고 있는 강당(분홍색).

 

 

   운동장이 보이는 서림초등학교. 당시 계명원생들은 모두 서림학교에 다녔다.

   오른쪽 위. 숲이 우거진곳은 수도국산.

   그 왼쪽에, 자유공원이 있는 응봉산이 나지막히 보인다.

 

                                                                  수도국산의 아파트.

 

 

   옛날(38년전),우리집 2층 난간에서 본 수도국산. 놀러온 조카들.

 

   영종도로 가는 인천대교의 사장교 주탑도 이곳에서는 잘보인다.

 

 

   답동성당의 종루가 건물에 가릴듯(붉은색 회살표)아슬아슬 보인다.

 

   도서관을 나오면서 느티나무가 서있던 자리를 다시 한번 쳐다본다.

   느티나무 주위에서 아이들이 떠들며 장난치는 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이길은, 송림고개를 지나 동네친구들과 개건너로, 주안염전으로 가던길.

   개건너다리 밑에서 잡던, 수없이 많던 물고기와

   무릎까지 빠지며 갯벌 구멍속에서 꺼낸 기다랗고 시퍼런 갯지네.

   여름이 되면 하루가 멀게 지나던..

   기억들이 느티나무가 있던  동네의 길위에 아직 남아있다.

   어렸던 시절. 포장되지 않아 울퉁불퉁한 이 길을

   부드러웠던 흙먼지와 함께 친구들과 재잘거리며 걷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