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12월 혹한에도 꽃송이가 두어개 달려있던 장미나무가 계절을 만났다.
주위에서 흔히 보는 덩쿨장미를 보면 친구H는 꽃향기를 맡으며 투덜거린다. 향기가 없어~
어릴적 집에서 키우는 장미의 향기는 귀부인의 냄새처럼 고급스러웠다.
약간 진한듯 하면서 은은한, 그러나 결코 천박하지 않던 장미의 향기...
한동안 못느끼던 어릴적 장미향을 여기에서 느낀다.
붉고 노란 봉우리는 꽃잎을 열면서 연노랑 속을 열고,
시간이 지나면서 테두리가 엷은 연분홍색으로 변해간다.
얼마후면 매실의 계절. 동네 아주머니들의 매실자루 들고 다니는 모습이 분주해지겠지.
7~8년전만 해도 사놓은 매실에서는 거실 가득 매실향이 퍼졌었는데...
이제는 매실냄새가 나지 않는다.
종자개량으로 열매는 커졌지만 대신 향기는 없다.
세태를 비추듯, 내실 보다는 크기만 추구하는 시대.
거리의 덩쿨장미의 꽃은 보기좋게 가득 피어있지만 향기가 없다.
열매 커져버린 냄새없는 매실처럼.
오랜만에 맡아본 장미꽃 향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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