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고 날씨가 서늘해지면, 김장용 새우를 사러
빠깨쓰(양동이)를 들고 소래포구로 간다.
70년대부터 김장철이면 갔던 소래포구.
석바위를 넘어서부터 비포장 도로.
버스 종점에서 내려 포구로 향하는 좁은 길목의
생선가게 좌판에는 굽거나 튀긴 생선.
그중에서도 잊혀지지 않는 통째로 튀긴 먹음직스런 통통한 오징어.
왼쪽위에 보이는 소래산? 소래산에도 여러번 올라갔지만, 먼곳에서 보니..긴가 민가....
(예전보다 훨씬 넓어진 길목)
어선이 정박하는 부두에는, 시멘트로 포장한 넓직한 곳에
배에서 갓 잡아온 새우를 쏟아부으면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새우를 쏟아놓던 곳)
너도 나도 손에 새우를 들고 버스에 오르면
버스 바닥은 새우를 담은 빠깨쓰가 가득.
이맘때의 소래 운행버스는 새우 냄새가 진동한다.
김장새우를 사러 마지막으로 갔던 83년 10월9일.
한글날 휴일이라서 매부와 같이 새우를 사서
종점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먼발치의 가게에서 TV소리가 크게 들린다.
사람들이 TV앞으로 모여들고,TV에서는 아웅산 테러 사건이 보도되고 있었다.
사람들은 버스 탈생각도 없이 TV를 주시하였다.
지난주 가본 소래포구는 예전과 달리 셀수없이 많은 생선가게.
동네의 모습이 시내 못지 않았다.
고속도로를 지나며 먼곳에서 보기는 하였으나, 직접와보니
쭉쭉 뻗은 아파트와 빌딩. 예전의 소래는 어디가고...
옛날 보았던 먹음직스럽던 통오징어 튀김은 어디에서도 볼수 없어.
83년도만해도 소래포구는 주로 인천 사람에게만 알려진 포구였으나,
TV에 몇번 방영된뒤로 사람들이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예전 버스종점은 어렴풋 짐작만 할뿐...
종점으로 추정되는 부근에 옛날집 몇채만 눈에 뜨인다.
조용했던 어촌이 매스컴 덕분에.
이제 곧 김장철이 다가오면........
옛날의 이곳을 몰랐던 많은 사람들이, 빠깨쓰도 없이 새우를 사러 북적일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