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여행

오사카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La Vie En Rose 2012. 2. 23. 22:04

오래전 출장중 이야기.

 

그날도 김포에서 오사카행  비행기를 탓다

기내에서 제공되는 오렌지 주스 한잔과 조간 신문을 대충 훑어보고 나니

오사카에 도착했다는 안내 방송이 흘러 나온다.

월1회쯤 자주 가는 구미 공단 보다도 훨씬 가까우니..

 

우리회사는, 돗토리(鳥取)에 있는 히타치(日立)공장과 거래가 있어,그곳에 가려면

오사카공항에서 30여분 걸리는 시내버스를 타고, 돗토리행 고속버스 터미널로 가야한다.

해외영업과에서는 김포발 *시 비행기로 출장 방문 한다는 팩스를 미리 넣어놓은 상태였다.

 

고속터미널의 매표창구로 가서 돗토리행 고속버스 승차권을 구입하니, 약10여분정도 남았지만

만일을 대비하여 버스 승차대로 미리 가서 기다리고 있었다.

표를 구입후 1~2분 지났을까.. 승차권을 판매한 여직원이 황급히 내게로 달려 오는 것이다.

 

손님. 혹시 한국에서 오신 ooo씨 맞는지요?  그리고 돗토리 히타치공장에 가시는지요? 하며 물었다.

모두 맞다고 하니,  하는 말이 "

"すみません" (미안합니다)을 몇번이나  반복하면서 허리를 굽실거린다

나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멍하니 서있는데, 매표원의 말이 ...

 

어제, 히타치 돗토리 공장에서 한국의 ooo씨 이름으로 승차권 예약을 했는데, 손님이 ooo씨 인줄

모르고 예약한 표가 아닌 일반표를 판매했다. 못알아보고 일반표를 판매해서 죄송하다.

본인이 실수를 했다는것이다.  (하기야 일본사람 발음 같지는 않았을테니)

(히타치 공장에서도 김포발 비행기 시간을 보고, 오사카 도착시간, 시내버스소요시간,터미널 도착시간.

등을 계산하여 돗토리행 고속버스 승차권을 예약 해놓은것이다---참으로 치밀한 사람들이다)

 

못알아봐서 미안하다고 연신 굽신거린다.

그러면서 하는말.

손님이 일반표를 사셨으니,히타치에서 예약한 표는 임자가 없어진 상태가 됐는데

매표원이 임의로 예약표를 해약할수 없다. 손님께서 해약을 할 의향이 있느냐?

 

나는 그말을 듣고 기가 막혔다.

우리나라 같으면 있을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으니...

순간. 머리가 무지 복잡해졌다. 어떻게 이런일이 있을수 있나...

 

내앞에서 미안스러워하는  여직원이 천사처럼 보였다.

"당연히 예약표 취소를 해야죠"

그말을 듣고 여직원은 고맙다고 인사를 하면서 매표창구로 돌아갔다.

돌아가 자리에 앉아있는 모습을 한참 쳐다보았다.

 

출장 기간 내내 그여직원의 아름다운 모습이(얼굴이 아닌 마음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출장 초기부터 아름다운 일을 겪어서인지 기술상담은 순조롭게 마치고 돌아 올수 있었다.

세월이 많이 지났는데도, 그일은 잊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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