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직시,직장에서 하루에 커피를 예닐곱잔은 마셨다. 아무리 적어도 서너잔, 업체 상담으로 출장이 겹치는 날은 열잔 가까이...
아침에 출근해서 한잔, 점심후에 한잔. 회의하면서 한잔. 부원과 상담시. 방문손님 접대시. 동료와...
집에서 회사까지 세시간 가까이 걸리는데,낮에 마신 커피로 인해 밤에 잠을 제대로 못자서 어느날부턴가 즐기던 커피를 독하게 마음먹고 딱 끊었다.
90년대초. 거래업체 기술상담및 신규 업체 개발로 브라질 전자업체 출장시, 거래업체에서 내놓는 본토 커피의 맛은 국내와는 질적으로 달랐다.
하루에 업체를 서너군데씩 방문하는데, 가는곳마다 커피.. 색깔이 빨갛고 진하면서 투명하다. 커피맛과 향내음이 입안에서 맴돌아 목으로 넘기기 아까울 정도로 감미롭다.[당시 우리나라에는 없던 에스프레소]
주는대로 마셨다. 오랜만에 마시는 커피로 인하여, 잠을 제대로 못자 몸은 피곤하였으나..그래도 그커피의 달콤한 유혹 때문에 다음날도 업체에서 또 커피를...
지금도 커피를 보면, 그당시 브라질에서 마신 향기롭고 짙은 포도주색의 커피가 생각난다.
브라질대리점 사장의 큰아버지는 사웅파울로 시내 한인 상가 거리에서 한국 음식점을 하였는데,사웅파울로에 호텔을 정한 우리는 매일 한끼는 그곳에서 식사를 하였다.
그곳에서 식사후 마시는 커피는 상담업체에서 마셨던 커피맛과 비슷했다. 상표를 물어보았더니 [이과수커피] 란다.
귀국전, 계산대가 100개나 있는 대형 할인점에서 이과수 커피를 대여섯봉(요즘은 통에 넣어져 있지만, 그당시는 봉지에 포장되어 있었다) 구입했다.
그시절의 이과수커피는 국내에서 판매가 되지 않았을때였다.
귀국하여, 회사 사무실에서, 가져온 커피로 커피 파티를 벌였다. 부원들은 처음 먹어본 브라질 본토의 커피맛에 즐거워했다.
그런데 구입한 이과수 커피를 귀국후 먹어보니 브라질에서 먹던 그맛이 아니다. 대리점 사장 큰아버지께서 말씀해준 커피와 상표는 같은데 종류가 다른것이었나보다.
대리점 사장의 큰아버지께서 "여과지에 걸러먹는 커피"라는 사실을 잊고, 인스탄트 커피를 사왔던 것이다.
요즘, 시중에서 파는 브라질 이과수 인스탄트 커피.
며칠전 교보에서 재즈CD 구입시 딸려온 --증정본.--- [커피 , 어디까지 가봤니?]
33살 먹은 처녀혼자서 돈도 없이 커피의 본류를 찾아 혼자 배짱좋게 떠났다. 캐나다, 미국, 코스타리카,콜롬비아,페루등... 중남미의 커피농장과 커피숍을 찾아다니며
커피농장에서의 노동일과 바리스타 3년여를 기록한 내용이다. 무전여행의 원조인 김찬삼교수(고인)도 칭찬해줄만한 용기와 배포를 지닌 여자의 커피 이야기다.
여행중, 여자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어려웠던 일들이 잘 표현 되어있다. 간간이 방문했던곳의 사진도 실려있어 현장감이 느껴진다.
방문했던 곳의 연락처도 기록되어 있고...
269쪽이나 되는 내용을 쉬지않고 읽었을 정도로 재미있다. 근래에 쉬지않고 읽은 책은 처음이다. 여행자의 커피에 대한 집념이 대단하다.
지난 봄, 향이 좋아 접대용으로 구입했던 알리카페. 맛이 상당히 부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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